Title [독후감] ‘연탄길'을 읽고
Poster 김현진 Date 2021-03-31 Visit 129

아시아 나무 / 중앙아시아 가지 김현진(10학년)

‘연탄길'이라는 책은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읽으면서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나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게도 되고, 읽고 또 읽어도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책에는 여러 개의 짧은 단편들이 수축되어 있는데(모두 실화, 실제의 이야기이다), 감동이 되고, 와닿고, 멈춰 생각하게 한 지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래서 3개의 키워드를 통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적용한 것들을 나눠보고 싶다.

첫 번째 키워드, ‘아픔'이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너무 가난해서 자식이 원하는 빵도 못 사주는 한 엄마가 있었다. 아들은 애플빵을 먹고 싶어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애플빵 노래를 부른다. 엄마에게 회초리를 맞은 아들은 울면서 엄마를 미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애플빵을 들고 절뚝거리며 들어온다. 얼굴에는 멍이 나있다. 엄마는 넘어져서 다쳤다고 둘러댄다. 아들들은 애플빵을 맛있게 먹고, 오랜만에 고기반찬도 먹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애플빵과 고기는 그날 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병원에 가라고 쥐여준 돈이었다. 나중에 엄마는 왜 그러셨냐고 묻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몸이야 아팠지. 하지만 너도 나중에 부모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자식이 먹고 싶어 하는 빵 하나 사줄 수 없을 때 부모는 그게 더 아프다는걸…” 책에서는 부모는 자신의 아픔으로 자식에게 사랑을 가르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물론 100%는 아닐 수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아 한다. 조금 더 풍요로웠으면, 조금 더 돈이 많았으면, 조금 더 건강했더라면, 조금 더 살아계셨더라면… 하지만 이 아픔이 없었다면 우리는 사랑을 몰랐을 것이다. 나는 사랑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깊은, 헤아릴 수도 없는 사랑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아픔’에 대해 두 번째로는 내가 아파봤기 때문에, 나도 지금 아프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도와줄 수 있다. 한 할머니는 한 여름 무더위에 땀을 뻘뻘흘려가며 수레가득 헌 종이를 가득 모았다. 길을 가던 중 할머니는 길 한쪽에 누워 잠들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하였다. 할아버지에 얼굴은 병색이 짙어 보였고, 할아버지의 낡은 손수레 위에는 종이 박스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할머니는 쯧쯧 혀를 차며 자신이 주워모은 종이 박스 한 움큼을 집어 들어 할아버지의 가벼운 수레 위에 올려놓았다. “들꽃은 아무 곳에나 피어나지만 아무렇게나 살아가지는 않는다." 참 인상적인 문구였다. 내가 아픔을 겪을 때, 내가 안아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품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임을 느꼈다. 내가 아플 때에도, 내가 충분하지 않을 때에도, 내가 힘들 때에도, 책 속의 할머니처럼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돌아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두 번째 키워드, ‘사랑'이다. 사랑이란 손해 보는 것이다. 아니, 이걸론 부족하다. 사랑이란 내가 얼마나 손해 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엄마 아빠의 사랑, 사랑하는 가족들 간의 사랑이 대표적이다. 처음에 소개했던 애플빵 이야기에 나온 어머니처럼 자신이 아파서라도 더 주고 싶고, 내어주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다. 사랑의 마음 없이 무턱대고 손해 보려고 하면 힘들다.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나한테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해 줄 수 있는 마음이, 그 사랑이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이 사랑은 구해야 하는 것이다. 또 받은 만큼 사랑할 수 있으니 사랑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사랑에 관한 두 번째는 사랑은 말로, 글로, 겉모습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눈으로 보지 않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게 아니었다. 사랑은 귀로 듣는 게 아니었다. 사랑은 가슴으로도, 눈빛으로도 환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나도 이렇게 사랑하고 싶다. 

마지막 키워드, ‘지혜'이다. 지혜는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한 태도로부터 온다. 지혜란 소을 보는 것이다. 중심을 알아채는 것이다. 지혜란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다. 갈등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랑을 보는 것이다. 지혜는 무엇이 정말 숭고하고 무엇이 정말 불결한 것인지를 아는 것이다. 책에 지하철에서 초콜릿을 파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온다. 지하철을 탄 아이가 초콜릿을 사달라고 조르자 엄마는 마지못해 초콜릿을 사서는 할머니의 손에 있던 초콜릿이 불결하다고 느꼈는지 지하철 시트에다 쓱쓱 닦아서 아이에게 준다. 이 엄마는 내리면서 아이를 시트 위에 잠깐 서있게 하는데, 내리고 보니 빗물에 흙 묻은 아이의 신발 자국이 시트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 초콜릿을 팔던 할머니는 이를 보고 “아이구 이런! 사람들이 앉을 자린데 옷들 다 버리겠네…” 하며 시트에 묻은 흙 자국을 맨손으로 닦아낸다. 아이의 엄마는 할머니의 손이 불결하다고 생각했지만 할머니는 시트 위에 묻어있는 아이의 흙 발자국을 아무렇지도 않게 닦아냈다. 지혜란 진짜를 보는 것이다. 가치를 보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을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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