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독후감] 정의란 무엇인가
Poster 김시후 Date 2021-07-07 Visit 292


아시아 나무 / 동남아시아 가지 김시후(10학년)

승객 다섯 명이 타고 있는 기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기차의 앞에는 갈림길이 있다. 하나는 끝이 막혀있어서 기차가 그 길로 간다면 사고가 날 것이고, 승객의 목숨은 확신할 수 없다. 나머지 하나는 원래는 열리지 않은 길로, 그 길에는 가난한 인부 한 명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다. 만약 기차가 이 길로 간다면 그 인부는 확실히 죽겠지만 승객의 목숨은 보장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기차가 갈 선로를 정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 정의로운 선택일까? 사람들은 각자 ‘정의'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는 판단도 달라지게 된다. 누구는 정의란 최대다수의 행복 추구라고 하고, 누구는 인권을 존중하고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의라고 하고, 누구는 도덕적인 삶, 구체적으로는 거짓말하지 않고 남을 속이지 않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라고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렇게 ‘정의'에 대한 다양한 사상들에 대해 설명한다. 그래서 저번 JD 때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의 사상을 비교해보면서 무엇이 옳은 정의인가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그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도움이 되었더라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해주지 못했다. 루트렐이라는 미국의 특수부대 대장이 있었는데, 그의 부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있는 곳을 수색하는 임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세 명의 민간인들을 발견했는데 원칙상 그들을 살려보내면 탈레반에게 위치를 알려줄 위험이 있어서 죽였어야 했다. 그러나 루트렐은 죄 없는 민간인을 죽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투표를 통해 그들을 살려보냈고 그 민간인들이 탈레반에게 정보를 제공해서 그의 부대 중 본인을 뺀 나머지 16명은 전사하게 된다. 나중에 루트렐은 본인의 책을 통해 다시는 민간인 살인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이 사람의 말에 반박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인은 최대한 죽이면 안 된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나는 이 질문에 내가 믿고 있던 정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니 느낀 점은 “과연 ‘정의'라는 것은 완벽하게 정의될 수 있을까?”였다. <순수이성 비판>의 저자인 임마누엘 칸트조차도 색다른 견해로 도덕과 권리에 대해 의견을 내기만 냈을 뿐 정확한 원칙을 세우지는 못했고, 이 사상을 바탕으로 정의의 원칙을 세우려고 한 존 롤스의 주장조차도 한계가 있고 반박할 점이 있다. 또, 존 롤스의 자유주의를 이 책을 통해 반박한 마이클 샌델조차도 여러 자유주의 정치 철학자들에게 비판 당하고 있다. 분명 이 책을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읽었는데 더 혼란스러워지기만 했다. 

그러던 중, 문득 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의라는 것은 사회의 방향을 정해서 질서를 잡기 위해 마치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전까지 가톨릭이 로마에서 사회의 질서를 위해 쓰였던 것처럼 사람들이 만들어버린 추상적인, 또 하나의 종교 같은 존재는 아닐까? 그렇다면 이미 하나님만이 진리이시고 하나님의 말씀만이 정의(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라는 것을 아는 내가 이렇게 여러 사람이 만든 세상의 ‘정의’들 중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고민하는 게 참 어리석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관점으로 책을 다시 읽으니 확실히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불완전한 정의라서 그런지 이 정의를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적용시키려고 하다 보니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하기도 하고 명확한 한계가 보였다. 

그래서 생각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으로서 따라야 할 ‘정의'는 무엇이고,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결국 답은 모두 말씀 속에 있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과 명령들을 따르고 기도로 시험받지 않게 해달라고 구하고, 만약 시험받는 상황이 오더라도 회개와 고백에 더욱 중점을 두는 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정의'를 내 삶 속에 적용해 보았다.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나의 일상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에서 부터 ‘정의’를 판단의 근거로 삼아 보았다.   예전부터 나는 남을 돕는 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남을 돕고 싶기는 한데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있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내적 갈등도 많이 겪었고, 다른 친구들을 잘 돕는 친구들을 보거나 가끔씩 ‘남을 도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결심을 한 뒤는 열심히 돕다가도 내가 무리를 하게 되면 후회하고 ‘다음부터는 이 정도 도움만 주어야지’같은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뭔가 계산적인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아서 종종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내가 마주한 문제는 ‘남을 돕는 것이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리라고 생각하면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인지’였다. 

그리고 내가 이 ‘정의'를 적용해 얻은 결론은 남을 돕는 것은 언제 해도 나만을 위해 사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이번 학기에 수학을 알려주거나 멘토링을 하거나 대회를 도와주거나 하면서 되게 큰 기쁨을 느꼈고 이 기쁨이 나 혼자 잘했을 때 얻는 기쁨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욱 많이 도우며 살기로 결심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알고 싶었던 정의의 뜻은 사람들이 만든 복잡한 원칙들 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살면서 앞으로 많은 선택을 하고 무엇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인지 골라야 할 상황이 많을 텐데, 그런 상황을 마주할 때 내가 말씀을 통해 얻게 된 ‘정의'가 나를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세 달에 걸쳐서 읽고 연구한 책인 만큼 내가 이 책을 통해 늘 말씀이 기준이 되어야 함을 배운 것이 감사하다. 

Attach
Prev [독후감] '심포니아 마테마티카'를 읽고
Next [함께 나누는 이야기] More than a school, we are a family